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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등포투데이 "의사소통권리" 칼럼 투고]“그렇다고 장벽 때문에 소통을 포기할 수 없다”
24-08-26 17:08 15회 0건

인권생태계팀에서는 의사소통권리에 대해 지역사회에 더욱 널리 알리기 위해서 

지역언론사인 영등포투데이에 매월 의사소통권리를 주제로 칼럼 투고하고 있습니다.  


2024년 5월 칼럼은 " 나, 발달장애인김석우" 입니다



[영등포투데이] 5월 칼럼은 ‘나, 발달장애인 김석우’이다. 

당사자 캠페인 기획단으로 활동하면서 기획단원들과 카톡으로 이야기 나누고 결정도 하고 싶은데 석우님의 시간은 우리의 시간과는 좀 다르다. 

소통에도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려준 석우님의 이야기로 독자 여러분과 만난다. 

- 편집자주


글/서울시립영등포장애인복지관 인권생태계팀 「인권 곁으로」


나, 김석우


복지관에서 발달장애인분들과 함께 당사자 캠페인 기획단 활동을 한다. 당사자의 삶에서, 당사자의 눈으로 본 세상은 어떠할까? 

‘그 세상에서 우리가 같이 변화시킬 부분은 무엇일까?’를 기획단원들과 함께 찾아보고 캠페인 소재로 활용해 직접 캠페인까지 하는 활동이다.

3월부터 홍보를 시작하고 4월에 첫 모임을 가졌다. 여섯 분이 신청을 해서 조력자인 나까지 포함 총 일곱 명의 캠페인단이 구성됐다. 

첫 모임에서 우리는 기획단의 이름을 ‘무지개 기획단’으로 정했다. 각기 다른 일곱 명이 비 온 뒤 뜨는 반가운 무지개처럼 활동하자고 붙여진 이름이다.


한 달에 한 번 만나는 우리는 카카오톡 소통방을 통해 서로의 근황도 나누고 다음 모임에 대해 의견도 나누고 있다. 

여섯 명의 기획단원들이 각기 다른 소통 방법을 사용하는데 어떤 이는 이모티콘으로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표현하기도 하고 

또 어떤 이는 짧지만 아주 명확하게 자신의 의사 표현을 한다. 

발달장애인이 대부분인 기획단원 모두가 카카오톡을 사용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재신님은 구형 핸드폰을 가지고 있어 카카오톡 자체를 사용할 수 없으며 

석우님은 카카오톡은 핸드폰에 깔려 있으나 자신의 생각과 의견을 우리에게 전달하기에 어려움이 있다. 

다행스럽게도 이 두 분은 복지관에서 만날 수 있는 분들이라 소통방에서 나눈 이야기들을 얼굴 맞대고 이야기 해드릴 수 있다. 


5월 모임 주제를 잡는데 ‘영화관을 가자’와 ‘공원을 가자’ 두 가지 의견이 나왔다. 

대부분이 일을 하시는 분들이기에 소통방에서 투표가 이뤄졌는데 소통방에서 의사 표현이 어려운 두 분에겐 따로 의견을 묻고 조력자인 내가 소통방에 알렸다. 

그리고 영화 보기로 결정되었음을 알려다. 모임 주제를 잡고 나서부터는 또 결정해야 할 것들이 생긴다. 

만나는 시간, 장소. 어떤 영화를 볼지 등이다. 그래서 기획단 소통방은 메시지들로 가득하다. 

자신의 의견도 말하고 또 나온 의견에 답을 하기도 하니 말이다.



나’에게 당연한 것이 모두에게 당연한 걸까?


기획단원들은 수다스럽다. 소통방에서 할 말이 많다. 

메시지들로 가득한 소통방에서 잠잠히 있던 석우님이 어느 순간 자신의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석우님도 다른 기획단원들처럼 자기 말을 하고 싶었나 보다. 숫자와 자음, 모음과 문장 기호로 이루어진 석우님의 메시지는 나에게 많은 걸 말해준다. 


늦은 밤에 혹은 이른 아침에 때때로 울리는 무지개 기획단 소통방 알림음은 대부분 석우님의 메시지다. 

나는 석우님이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걸까 무척 궁금하다. 물론 만나서 얼굴 보고 이야기하면 다 풀리는 일이긴 하다. 그런데 중요한 건 그게 아니다.

석우님이 하고 싶은 것은 카카오톡으로 소통하는 것이다. 이걸 어떻게 풀어가지? 요근래 가장 큰 고민 지점이다.


언어, 문화, 장애 등 다양한 요인이 소통의 장벽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 장벽 때문에 소통을 포기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누군가와 소통한다는 것은 우리 삶을 풍요롭게 하는 것이고 소통을 통해 우리는 서로를 이해하고 공감하며, 새로운 세상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석우님은 자신의 삶을 풍요롭게 할, 새로운 세상을 만날 수 있는 소통 방식을 하나 발견했다. 

너무 하고 싶고 간절하게 원하는데 벽을 넘어야 한다. 글 그리고 기기 사용이라는 장벽이다. 

석우님이 그 장벽을 넘어 우리에게 올 수 있도록 나는 무엇을 해야 할까? 아니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나는 석우님과 함께 카카오톡 사용법을 연습하려고 한다. 그 연습 시간은 나의 시간과는 다를 것이다. 

석우님의 언어로 말하고, 석우님의 속도에 맞춰 가야 하는 시간. 우리와 소통하고 싶어 하는 단 한 사람에게 맞춰진 시간.

소통은 기다림이기도 하다는 것을 석우님을 통해 배우는 시간을 나는, 우리는 지나가고 있다.


+ 2024 인권 곁으로는 서울시립영등포장애인복지관 인권생태계팀에서 연재하는 칼럼이다. 

보편적 권리로서 의사소통 권리에 관한 이야기를 매월 다양한 주제와 소제로 풀어보는 코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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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의: 인권생태계팀 070-5202-0580~05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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