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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등포투데이]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24-09-27 10:52 27회 0건

인권생태계팀에서는 의사소통권리에 대해 지역사회에 더욱 널리 알리기 위해서 지역언론사인 영등포투데이에 매월 의사소통권리를 주제로 칼럼을 투고하고 있습니다.  


2024년 9월 칼럼은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입니다. 


[영등포투데이] 2024 인권 곁으로는 서울시립영등포장애인복지관 인권생태계팀에서 연재하는 칼럼이다. 

보편적 권리로서 의사소통 권리에 관한 이야기를 매월 다양한 주제와 소제로 풀어내고 있다.


조난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관계

믿고 보는 명배우인 톰 행크스가 비행기 추락사고로 무인도에서 홀로 생존해 나가는 영화 ‘캐스트 어웨이 cast away’. 무려 20여 년 전 개봉한 영화지만 톰 행크스의 명연기와 영화가 담고 있는 희망에 대한 메시지로 아직도 회자되고 있다. 특히 무인도에 표류한 영화 속 척(톰 행크스)의 유일한 친구인 ‘윌슨’(사실 윌슨은 사람이 아니라 파도에 떠밀려 온 ‘배구공’이다). 우리에겐 ‘나 혼자 산다’라는 예능 프로그램의 커다란 곰인형으로도 익숙한데 윌슨은 영화 속 척(톰 행크스 분)이 마치 친구와 대화하듯 농담을 던지고, 일상을 이야기하고 심지어는 싸우기까지 한 배구공으로, 망망대해 무인도에 홀로 떨어진 척에게는 무척 소중한 존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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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캐스트 어웨이'에 소품이었던 배구공 '월슨'.(사진=프롭스토어 캡처)
 
무생물인 윌슨이 어떻게 가장 소중한 존재가 될 수 있었냐고? 그 이유는 너무 명확하다. 
소통할 사람이라곤 아무도 없는 곳에서, 그 어떤 관계도 맺지 않고, 그 어떤 이야기도 하지 않고 살아가다간 드디어 미쳐버릴 것 같아서였기 때문이다. 
홀로 생존해야 하는 인간이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치며 만들어 낸 배구공과의 관계. 영화에서 윌슨은 척이 살아남은 이유였다.

사람과 사람 사이 이어주는 ‘소통’
복잡하고 분주한 일상. 수많은 관계가 나를 짓누르는 사회생활. 그래서 가끔 우리는 혼자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 
자신을 들여다보기도 하고 관계 스트레스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시간이 되기도 하니까. 
하지만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혼자’라는 것이 슬퍼지기도 한다. 나를 이해하고 나와 통하는 누군가와 같이 있기를 원한다. 사람은 원래 그런 존재다. 
혼자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 그건 ‘쉼’이라기 보다는 고통스러운 상황이 돼 버린다. 
개인차는 있겠지만 사람은 대부분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고 관계에 기반한 소통을 하며 살아가고, 다른 생명체와 맺는 관계와 소통이 사람을 사람답게 살게 하기 때문이다.
사람을 사람답게 만들고, 사람과 사람 사이를 잇는 ‘관계’와 ‘소통’이라니! 
관계와 소통 없이는 사람은 아무것도 아니다. 살 수도 없고, 살아도 산 게 아닌, 그 무엇이 되는 것이다.
관계는 그냥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내가, 적극적으로 그리고 네가, 마음을 열고 다가와야 관계는 맺어진다. 
그런데 내가 다른 생명체와 관계를 맺기 위해서는 소통을 통해서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말로 하건, 몸짓으로 하건, 글로 쓰건 간에 어떤 행위를 통해 관계는 맺어진다. 
관계를 맺기 위해 ‘소통’을 해야 하는데 그 소통 또한 제각각이며 소통하는 데 걸리는 시간도 제각각이다. 관계와 소통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은 이유다.
이 어려운 일에 장벽이 하나 더 추가되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장애 당사자들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 자체가 비장애 중심 사회이기 때문이다. 
말하기와 듣기, 보기, 이해하기에 불편함이 있거나 시간이 더 걸리는 사람들에게 비장애인 중심의 사회는 도통 빠져나올 수 없는 무인도 같을 것이다. 
그 무인도에서 ‘윌슨’같은 친구라도 있다면 살아남을 수 있을까? 관계를 맺고 소통할 수 있을까?

다시, 의사소통 권리로
이 칼럼을 통해 지속적으로 강조하며 이야기하는 것은 의사소통 권리에 대한 것이다. 
그냥 소통하면 되지 무슨 권리까지? 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다시 한번 곰곰이 세상을 들여다보자. 
내가 사용하는 언어가 -소리든, 눈빛이든, 몸짓이든, 글이든 간에- 그 누구도 해석할 수 없다거나 아니면 그 누구도 들으려고 하지 않는다거나 아니면 내 생각은 말하지도 말라는 듯이 어떤 행동도 취할 수 없는 세상이라면? ‘정상성’이라고 명명되는 기준 아래 구축된 세상은 정상성에서 벗어난 존재들에게는 세상 자체가 장벽이고 나와는 관계없는 것이 된다. 
그리고 그 속에서 나는 사람이 아닌 ‘무엇’이다. 사람을 ‘무엇’으로 만들어 버리는 세상이라면 누구라도, 언젠가는 ‘무엇’으로 전락할 수 있는 세상이기도 하다. 끔찍한 일이다. 
이런 세상에서 살고 싶은 이는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런 끔찍한 세상을 보고 싶지 않다면 무엇이라도 해야 한다. 우리가 가만히 있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권리는 주어지는 것이기도 하지만 쟁취해야 하는 것이기도 하다. 인류 역사가 말해주는 명백한 사실이다. 
불과 100년 전인 1924년의 우리를 생각해 보라. 말할 권리라도 있었던가. 인간답게 살 수라도 있었던가. 
천만의 말씀이다. 그래서 우리는 ‘유엔 장애인 권리협약’이라는 이름으로 비장애 중심 사회에서 장애인의 권리를 명시한다. 
이렇게 말이다.
“장애인은 다른 사람과 동등하게 의사소통할 권리를 가지고 있다. 
이는 모든 장애인에게 일반적인 의사소통 방법뿐만 아니라, 자신의 특수한 요구에 맞는 보완적 및 대체적 의사소통 방법을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장애가 있든 없든 모든 사람은 존엄하다. 
존엄한 삶을 살기 위해 가장 기본적으로 갖춰져야 할 것은 사회 구성원으로서 다른 이들과 소통하고 관계 맺는 일일 것이다. 
그리고 그 기본은 의사소통 권리가 완전하게 발현되는 것이다. 그날이 오면 우리는 우리를 ‘우리’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이다.

+UN장애인권리협약은 장애가 있는 모든 사람의 권리와 존엄성을 보장하기 위한 국제적 협약이다. 
우리나라는 유엔에 가입한 협약국으로서, 이를 이행하고 점검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 협약의 목적은 다음과 같다.

제1조. 목적
이 협약의 목적은 장애인이 모든 인권과 기본적인 자유를 완전하고 동등하게 향유하도록 증진, 보호 및 보장하고, 장애인의 천부적 존엄성에 대한 존중을 증진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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