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체장애가 있는 A 씨는 제주도로 여행을 떠나기 위해 저가항공사의 항공권을 예약했다. 그러나 휠체어 서비스는 입구까지만 제공하고 기내용 휠체어가 구비돼 있지 않아 난관에 부딪혔다.

A 씨는 항공권 예매 당시 기내용 휠체어가 비치돼 있지 않다는 안내는 전혀 듣지 못한 상황에 대해 항의했지만, 항공사는 기내가 좁아 입구까지만 휠체어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이야기만 되풀이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A 씨는 미리 예매해 둔 표를 취소하고 대형 항공사를 이용해 집으로 돌아왔다.

장애인제도개선솔루션(이하 솔루션)이 항공사를 이용한 장애인들을 대상으로 기내용 휠체어 사용현황을 조사한 결과 현재 대형항공사 두 곳을 제외한 대부분의 항공사가 기내용 휠체어를 구비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기내용 휠체어가 구비된 대형항공사의 경우에도 안전띠, 팔걸이 등의 안전장치가 설치돼 있지 않은 점 등이 발견됐다.

솔루션이 제시한 국토교통부 ‘2014 교통약자 이동편의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장애인의 항공기 이용 만족도는 100점 만점 중 62점으로 비장애인 만족도 74점에 비해 낮은 수치로 나타났다..

특히 장애인의 항공기 이용에 따른 불만족이 가장 높은 항목은 내부 공간과 교통약자 좌석에 대한 것으로 30.2%가 불만족한 것으로 드러났다.

솔루션은 성명서를 통해 “기내의 좁은 통로 때문에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은 기내용 휠체어를 이용해야 하지만 규모가 큰 대형항공사만 자체적으로 제공할 뿐, 나머지 항공사에서는 별도의 규정이 없다는 이유로 기내용 휠체어를 제공하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솔루션은 대형항공사에서 제공하는 기내용 휠체어의 경우, 규격 등이 일정하지 않고 안전장치가 설치돼 있지 않아 안정성에 문제가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지난해 9월 대형항공사를 이용한 B 씨는 기내용 휠체어를 이용해 좌석으로 이동하기 위해 모퉁이를 돌던 중 허리와 골반에 큰 부상을 당했다. 당시 기내용 휠체어에는 안전띠와 팔걸이가 설치돼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솔루션은 “해외 항공사의 경우 안전띠와 팔걸이 등이 있는 휠체어가 대부분.”이라며 “해외 항공사의 경우 홈페이지 등에서 사진과 규격 등을 직접 확인하고 선택할 수 있지만 국내 항공사는 이러한 서비스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솔루션 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한국척수장애인협회 이찬우 사무총장은 “장애인을 위해 만든 것이라면서 제공도 제 맘대로, 안전규격도 제각각인 휠체어를 누가 믿고 탈 수 있겠는가. 시급히 해결이 필요하다.”고 대안 마련의 필요성을 촉구했다.

한편 솔루션은 이와 관련해 국토부에 기내용 휠체어에 대한 지침서를 만들어 줄 것을 건의했으며, 항공사 측에안전규격을 마련해 운영해달라는 내용을 담은 공문을 지난 7일 발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