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어지면 같이 일으켜 세워주는, 이런 축구 보셨나요?
[동행 참가기] '충남장애인체육대회', 장애인 선수와 함께 한 1박2일19.06.16 11:35
최종 업데이트 19.06.16 11:35신영근(ggokdazi)
▲ 제25회 충청남도장애인체육대회 축구종목에서 우승한 홍성군 선수단이 트로피를 들고 환호하고 있다. 동행취재와 함께 경기에 출전한 필자(사진 가운데, 살구색 유니폼)의 모습도 보인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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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생님~ 메달 받았어요~~”, “잘했어 축하해~~ 최고야~~” 장애인 축구선들이 목에 건 금메달을 들어 보이며, 감독에게 자랑하면서 나눈 대화다. 필자는 지난 14일부터 시작된 제25회 충청남도장애인체육대회에 동행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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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했어 축하해~ 최고야~
장애인 축구선들이 목에 건 금메달을 자랑하며 감독과 나눈 대화다. 필자는 지난 14일부터 시작된 제25회 충청남도 장애인체육대회에 동행했다.
단순히 함께하는 게 아니라, 홍성군 대표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팀을 이루는 어울림 축구 종목에 출전했다. 사실 몇 달 전 출전 제의를 받고 걱정이 많았다. '과연 장애인들이 어려움 없이 축구를 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이 앞섰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기우에 불과했다.
1박 2일 동안 장애인 선수들과 함께 했던 그 순간은 그동안 필자가 가지고 있던 생각들이 편견이었음을 고백한다. 지난 14일 오전 축구 종목이 열리는 태안군에 도착하니, 홍성군을 비롯해 충남의 여러 시·군 선수들이 몸을 풀고 있었다.
▲ 장애인 선수들에게 축구는 단순히 경기 이상이다. 필자가 출전한 종목은 지체장애를 가지고 있는 선수와 한 팀을 이루는 경기이기에 무엇보다도 서로 호흡이 중요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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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장에서 만난 한 장애인 체육회 관계자는 “(장애인) 친구들이 승부보다는 축구 자체를 즐기고 있다”면서 “치열함 보다는 배려감이 많이 돋보인다”라고 전하기도 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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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어지면 일으켜 세워줬다. 승부에 집착해 때로는 거친 몸싸움을 하는 축구 경기 풍경과 사뭇 다르다. 경기장에서 만난 한 장애인 체육회 관계자는 (장애인) 친구들이 승부보다는 축구 자체를 즐기고 있다면서 치열함 보다는 배려감이 많이 돋보인다라고 전하기도 했다.
하지만 때로는 경기가 잘 풀리지 않아 속상한 마음에 눈물을 보이는 선수들도 있었다. 그렇지만 환하게 웃으며 이를 다독이는 동료들이나 스텝들 모두 배려심이 넘친다. 상대편이 다쳐 넘어져 있으면 자신이 소유하고 있던 공을 멈추고 상대 선수를 보살핀다.
▲ 장애인 어울림 축구 종목에 출전하는 홍성군 선수가 경기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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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5회 충청남도장애인체육대회 축구대회에서 우승한 홍성군 선수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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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이 장애인 선수들이 즐기고, 배려하는 축구를 한 덕분인지 두 경기를 모두 승리하고 결승까지 진출하게 됐다. 15일 오전 결승전에서 우리는 또다시 하나의 팀으로 뭉쳤고, 덕분에 장애인들과 하루를 더 보내게 됐다.
뜨거운 태양이 내리는데도 불구하고 이들의 간절함과 열정 때문인지, 마침내 팀은 승리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게다가 종합우승까지 했으니 기쁨은 두배가 되었다.
▲ 뜨거운 태양이 내리쬐는데도 불구하고 선수들의 간절함과 열정 때문인지, 마침내 팀은 승리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게다가 종합우승까지 했으니 기쁨은 두배가 되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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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일 충남장애인체육대회 축구종목이 끝난 가운데, 대회에 출전한 선수와 관계자 그리고 자원봉사자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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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아쉬움도 남았다. 해마다 열리는 충남도민체육대회에 이어 충남 장애인체육대회가 개최되다 보니, 앞선 대회보다 관심이 적은 것이다. 이날 1박 2일 간 필자가 본 경기장에는 대회를 지원하는 관계자와 자원봉사자 이외, 응원하는 지자체 관계자나 일반인의 모습을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오로지 장애인 선수들만이 즐기는 그들만의 리그인셈이다.
따라서, 충남도민체전만큼이나 장애인체육대회에 더 많은 관심과 응원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지난 이틀 동안 장애인 선수들과 함께 했던 시간들은, 필자에게 가장 소중했던 동행취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