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민선희 기자 =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14일 사회보장위원회가 있는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국민연금공단 사옥 로비를 점거하고 릴레이 단식농성에 나섰다.

전장연은 이날 오후 2시쯤 기자회견을 열고 장애인 활동지원 연령을 만 65세로 제한하는 것은 현대판 고려장이나 마찬가지라며 연령 제한을 폐지하라고 요구했다.

전장연에 따르면 이날부터 최중증지체장애인 송용헌씨와 박명애 전장연 상임공동대표가 단식에 돌입한다. 이들은 '단식자'라고 적힌 종이를 목에 걸고 기자회견에 나섰다.

송씨는 현재 하루 24시간 활동지원서비스를 받고 있는데, 노인요양으로 넘어가면 4시간만 받을 수 있다며 사실상 시설에 들어가라는 이야기라고 지적했다. 8년 정도 시설생활을 해봤기 때문에, 시설이 어떤지 잘 안다며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던 송씨는 시설에 가느니 그냥 여기서 죽겠다는 각오로 이 자리에 왔다고 말했다.

박 대표도 장애인이지만 사회 구성원으로서 당당하게 사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서 정말 악착같이 활동권 투쟁을 해왔다며 그렇게 평생을 싸워왔는데, 65세에 고려장 당할 생각을 하면 참담하다고 울분을 토했다.

전장연에 따르면 장애인활동지원제도는 '신체적·정신적 장애 등의 사유로 혼자서 일상생활과 사회생활을 하기 어려운 장애인'에게 제공되는 지원 서비스로, 장애인의 자립생활 지원 및 삶의 질 향상을 목표로 한다.

활동보조인이 장애인의 일상 활동을 최대 하루 24시간 지원하며, 보건복지부 장애인정책국 예산 중 규모가 가장 크고, 장애인과 그 가족의 만족도도 높다.

전장연에 따르면 활동지원을 받던 장애인은 만 65세가 되는 해에 '노인장기요양보호법'에 따라 수급심사를 받아야 한다. 심사 후 장기요양 등급이 나오면 장애인 필요와 무관하게 활동지원은 중단되고 장기요양서비스만 받게된다.

전장연은 장애인이면서 노인이면 서비스를 더 필요로 하는 사람인데, 현 제도는 마치 장애인이 노인으로 둔갑하는 것처럼 서비스를 강요하고 권리를 침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복지부와 면담도 해보고, 국회도 찾아가고, 인권위에 진정도 제기하고 합법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은 다 해봤지만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았다며 마지막이라는 마음으로 여기 와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장애인의 당연한 권리인 활동보조서비스 보장을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minss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