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는 장애인 시설에 거주하던 발달장애인 32명이 2일 ‘장애인 지원주택’에 입주한다고 1일 밝혔다. 전국 지방자치단체 중에서 처음이며 이번 입주가 첫 사례다.

서울시에 따르면 장애인 지원주택은 지역사회 안에서 독립생활을 원하지만 육체 및 정신적 장애 등으로 독립생활이 어려운 장애인들에게 서울시가 공공임대주택과 주거서비스를 함께 제공하는 주거지원 정책이다. 대형시설에 의존하던 장애인들의 주거 선택권을 확대하고자 지역사회 내 주거지원 체계를 구축한 거주지원 모델이기도 하다.

장애인 지원주택 24호는 △동대문구 장안동(8호ㆍ10명) △구로구 오류동(5호ㆍ10명) △양천구 신정·신월동(8호ㆍ12명)에 위치해 있다. 해당 주택은 △현관·욕실 문턱 제거 △안전손잡이 △센서등 △리모컨 △음성인식 가스차단기 등 장애인 편의시설을 완비한 일반주택이다.

장애인들은 그동안 시설에서 다른 장애인들과 함께 정해진 시간에 잠을 자고, 밥을 먹고 생활했지만 이제는 자신의 집에서 원하는 일을 할 수 있게 됐다. 아직 독립생활에 서툰 장애인은 시가 지원하는 전문인력인 ‘주거코치’를 통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설거지, 분리수거와 같은 일상생활 지원부터 투약관리, 은행업무 같은 금전관리, 심리정서 지원, 권익옹호, 관계지원 등 다양한 주거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번에 입주하는 32명은 시설 폐지를 앞두고 있는 장애인 거주시설에서 퇴소하는 장애인들이다. 이들의 시설 거주기간은 짧게는 11년, 길게는 33년으로, 평균 23년을 시설에서 보냈다.

입주 대상자는 독립생활을 위해 주거서비스가 지속적으로 필요한 18세 이상의 장애인을 대상으로 선정했으며 소득·재산 조사를 거쳐 ‘지원주택 입주자 선정위원회’가 선정했다. 1인 1주택이 원칙이며 보증금, 임대료, 관리비, 생활비 등은 본인이 부담해야 한다. 최장 20년까지 거주할 수 있다.

서울시는 올해 68호(물량 확보 기준) 공급을 시작으로 매년 70호씩 추가해 2022년까지 총 278호를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나머지 44호에 대한 입주자 모집 공고는 12월에 이뤄질 예정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장애인 지원주택이 개인별 특성에 맞는 거주 정책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운영 모델을 다양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배성재 기자 passion@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