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교통사고로 척수손상이 발생하는데 55%가 경추부 손상에 의해 완전마비, 불완전 마비가 발병하게 된다. 경추 손상은 전신마비를 초래하여 개인과 가정에 막대한 손실을 입힌다.

최의윤씨는 지난 2010년 차량이 전복되는 사고를 당해 경추 6번을 다쳐 손과 다리를 쓰지 못하는 전신마비 입어 지체장애 1급을 판정 받았다. 이후 근로복지공단 대구병원에서 원스톱 재활시스템으로 꾸준히 재활치료를 받고 있다.

원스톱 재활시스템은 가정이나 직업으로의 복귀를 목표로 실현되는 재활치료 과정이다.

“처음에 사고를 당하고 병원생활 초기에는 숨만 쉴 뿐 스스로 할 수 있는 것들이 하나도 없었기 때문에 살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나를 지배했다. 이런 시련을 견디기 어려워 밤낮으로 울었고 가족을 돌봐야 하는 가장임에도 불구하고 짐이 되는 것 같아 가족들에게 너무 미안했다.

기본적인 일상 생활인 수저질과 대소변을 도움을 받을 때는 스스로가 비참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작업치료 받으면서 절망은 조금씩 희망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작업치료사 선생님은 손을 쓰지 못하는 나에게 가장 필요한 스스로 식사하는 하는 방법과, 인터넷 사용, 문서작성, 펜으로 글씨쓰는 방법 등을 알려주었다. 모든 생활을 보호자 없이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나는 조금씩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이 생기면서 자신감이 생겼고 삶의 의지를 불태우게 되었다.”

작업치료실에서는 손가락 기능이 손실된 환자에게 손바닥에 수저를 넣어서 식사할 수 있게 만드는 유니버셜 커프(Universal cuff)보조도구와, PC사용위해 키보드 자판 누를 수 있는 타이핑 보조도구(Typing aid), 자필이 가능한 글씨 보조도구(Pen holder)를 제작하여 경추손상 환자의 일상생활을 돕고 있다.

현재 최의윤씨는 다시 두 아이의 아버지로 가정으로 복귀하여 아이들을 돌보고 있다.

글씨를 다시 쓰기 시작하면서 아이들의 공부를 지도할 수 있게 되었고, 인터넷 검색이 가능해지면서 세상과 소통하게 되고 많은 정보를 습득할 수 있어 자기효능감이 높아졌다. 독립적인 일상생활이 가능했던 이유는 작업치료의 도움이 컸다.

작업치료는 장애를 가지고 있는 개인의 신체적, 정신적, 환경적 문제점을 파악하여 최대한 독립적으로 생활할 수 있도록 환자의 기능을 회복시켜 일상생활, 가정, 직장, 지역사회에 등의 환경과 역할에 참여하도록 돕는다.

식사하기, 컴퓨터 이용, 요리하기, 다리미질 등의 기본적인 일상생활들을 훈련하고 여러 가지 보조기구를 만들어 환자에게 제공하여 더 편리한 가사 활동을 돕는다.

또한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들이 일상생활을 하기 쉽도록 현관, 침실, 화장실, 부엌 등의 구조를 개조하는 요령을 알려주고, 개조된 환경에 적응하도록 교육한다.

척수장애인은 중증장애인이다. 재활치료 이후 일상으로 복귀까지는 가능해졌지만 아직 우리나라에는 중증장애인이 원 직장에 복귀하거나 새로운 일터를 찾는 것이 힘든 편이다. 아직 사업장과 사회적 인식은 ‘신체적 어려움으로 장애인이 일을 하기 어렵다’라는 편견이 여전히 남아 있다.

중증장애인의 일자리 복귀는 개인에게나 사회, 경제적으로 매우 중요한 문제이다. 노동을 통해 얻는 수입은 사회적 존재감과 삶의 의지를 더 높여줄 수 있다. 중증장애인의 재활치료 뿐만 아니라 삶의 전반적인 재활을 돕는 체계적인 시스템이 마련되어야 한다. 

에이블뉴스 / 기고/이민재 (elisis2@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