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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달 획득의 목표를 이루지는 못했지만, 골볼대표팀은 가능성을 확인하고, 금메달을 향한 도전을 계속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정두리 기자

“비록 메달을 목에 걸지는 못했지만, 항상 열심히 노력했고 뛰었습니다. 우리가 흘린 땀은 금빛이었다고 생각합니다.”

23일 동메달 결정전이 펼쳐진 선학국제빙상경기장.

한국 골볼 국가대표 선수들은 주저앉아 눈물을 흘리며, 한참동안 코트 위를 떠나지 못했다.

2014인천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에 금메달을 목표로 힘찬 구호를 외쳤던 골볼 대표팀.

이들은 조별 예선을 거쳐 오른 지난 22일 4강에서 중국을 만나 온힘을 다해 싸웠지만, 9대11로 동메달 결정전행에 머물러야 했다.

이어 23일 한·일전으로 펼쳐진 동메달 결정전에서 역전에 성공했지만, 경기 종료 1분여를 남겨두고 다시 역전을 당하며 4위로 경기를 마무리 했다.

시각장애인 종목 골볼은, 두 팀이 각각 세 명의 선수로 경기가 진행된다. 방울이 들어있는 공을 이용해 선수들은 눈을 가린 채 상대의 골문을 향해 공격하고, 소리를 들으며 수비를 하는 경기다.

동메달 결정전에서 한국은 김남오 선수와 손원진 선수, 김민우 선수를 출전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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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골볼대표팀은 이번대회에서 가능성을 확인했고, 앞으로 남은 더 많은 길을 향해 다시 시작하겠다는 약속을 남겼다. ⓒ정두리 기자

주심의 신호가 울리고 시작된 전반전 경기, 한국은 2분여 만에 두 점을 내줬지만 김남오 선수가 첫 골을 성공시킨 데 이어 일본의 공격을 막아냄과 동시에 속공을 시도했다. 이로써 점수를 추가하는 등 5점을 더하며 역전에 성공했다.

전반 종료 2분을 남기고 일본에게 다시 한 점을 빼앗겼지만 5대3, 역전을 성공한 만큼 승리의 분위기와 선수들의 사기도 높아졌다.

후반전에서는 김민우 선수가 한 골을 더하며 승리가 다져지는 듯 했다. 그러나 일본이 세 골을 더하며 동점을 만들었고, 경기 종료 1분 6초를 남겨두고 일본에게 역전 골을 내주며 6대7 아쉬운 패배를 인정해야 했다.

결과는 4위, 경기 종료를 알리는 소리와 함께 선수들은 아쉬움의 눈물을 보였고 대표팀은 서로를 격려했다.

김민우 선수는 “인천에서 펼쳐지는 대회였던 만큼 꼭 금메달을 따고 싶었다.”며 “더불어 이번 대회에서 반드시 메달을 목에 걸어 국민들에게 골볼을 알리고 싶었는데, 아쉬움만 남는다.”는 말로 소감을 대신했다.

이어 “비록 메달 획득에는 실패했지만, 항상 열심히 훈련했고 오늘도 최선을 다해 뛰었다. 그동안 우리가 흘린 땀은 ‘금빛’이었다.”며 “두 달이라는 훈련 기간 동안 생업도 포기하고 골볼이라는 하나의 목표를 위해 달려온 선수들에게 고맙다.”고 동료들을 다독였다.

장애인 체육에서도 관심을 크게 받지 못했던 종목 중 하나였던 골볼, 그렇기에 이들에 대한 지원은 부족했고 실업팀 하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 때문에 선수들은 국가대표에 발탁되면 자신의 일을 모두 내려놓고 훈련에 매진해야 하는 선택을 고민하곤 한다. 따라서 골볼 대표팀은 메달로 관심과 응원, 여기에 이어지는 지원을 이뤄내고 싶었던 마음이 컸다.

이러한 아쉬운 마음이 들기는 김철환 감독 또한 마찬가지다.

1999년 골볼 국가대표 선수로 발탁돼 1999 방콕 아태 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와 2002 부산아태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 금메달, 2010광저우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 은메달의 영광을 함께했던 김철환 감독. 그는 2012 런던장애인올림픽까지 선수로 태극문양을 가슴에 달았었다.

그리고 인천장애인AG에서는 선수들의 든든한 지도자로 대회에 참가했다.

동료이자 지도자로, 그들의 애환을 몸소 느껴왔기에 메달과 함께 환호하는 선수들을 누구보다 기대했다.

김철환 감독은 “젊은 선수들과 대회에 출전해 기대도 많았던 만큼 아쉬움도 크다.”며 “다음을 기약하기 위해 다시 열심히 준비해야 한다는 생각 뿐.”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어제 치러진 중국과의 4강이 어려운 경기였던 만큼 선수들이 체력적으로 힘들어지면서 후반전 집중력이 떨어진 것 같다.”고 분석하며 “그래도 자신감 있게 경기를 끝까지 잘 마무리 해준 선수들이 고맙다.”고 선수들을 격려했다.

사실, 대회 출전 전부터 김철환 감독은 선수들의 체력 소진과 부상을 많이 걱정했었다.

상시 훈련하는 실업팀이 없는 골볼의 선수들은 아무리 체력관리를 잘했더라도, 강도 높은 훈련과 경기를 감당하기 쉽지 않다는 것을 본인이 더 잘 알고 있기 때문.

이에 김철환 감독은 아쉬움보다는 다시 뛰는 마음으로 ‘노력’을 약속했다.

그는 “센터를 맡아 준 손원진 선수는 이번 대회를 통해 많은 성장을 보였고, 김민우 선수와 김남오 선수 역시 조금만 더 가다듬으면 좋은 선수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가능성을 확인했다.”며 “골볼은 앞으로 가야 할 길이 더 많다. 믿고 응원해 달라.”는 말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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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메달을 목표로 인천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에 출전했던 골볼대표팀. 하지만 아쉽게 4위에 머물러야 했다. ⓒ정두리 기자


웰페어뉴스 / 정두리 기자 | openwelcom@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