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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우리 있어요] 장애인에게 아름다운 자유를
 (211.♡.157.172) 16-02-04 01:36 1,356회 0건

불과 30년 전 이야기를 다룬 <응답하라 1988>을 보면서 시청자들은 까마득한 옛날이야기를 보는 듯 생경한 재미에 빠져들었다. 그런데 30년 전 장애인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1988년은 서울올림픽과 함께 서울장애인올림픽이 개최되어 언론에 서울장애인올림픽 준비 상황을 보도하는 기사가 눈에 많이 띄었다. 가장 충격적인 내용은 ‘서울은 편의시설 영점’이라는 진단이었다. 서울 곳곳이 횡단보도 턱과 계단투성이여서 휠체어로는 다닐 수가 없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정부에서 서울장애인올림픽을 치르기 위해 심혈을 기울인 사업은 편의시설 설치였다. 그 시절 장애인의 삶에 가장 큰 고통을 준 장벽은 바로 턱과 계단이었다. 휠체어를 사용하는 김순석씨가 1984년 9월19일, 서울시장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의 유서를 남기고 음독자살했다. 5장에 달하는 구구절절한 유서의 내용은 턱을 없애달라는 것이었다. ‘시장님, 왜 저희는 식당 문턱에서 허기를 참고 돌아서야 합니까? 저 같은 사람들이 드나들 수 있는 화장실을 어디 한 군데라도 마련해 주셨습니까? 휠체어만 보면 그냥 지나치는 빈 택시들과 마주칠 때마다 가슴이 저려옵니다.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주지 않는 서울의 거리는 저의 마지막 발버둥조차 꺾어놓았습니다.’

그는 재활원에서 배운 기술로 액세서리를 만들어 남대문시장 상가에 내다 파는 34살의 가장이었다. 그는 사람들의 냉대와 멸시는 참을 수 있지만 장애인이 넘을 수 없는 물리적 장벽 앞에서 더 이상 버틸 힘이 없다며 죽음을 선택했던 것이다.

이런 이야기가 오늘의 비장애인뿐만 아니라 장애인도 낯설게 느껴질 것이다. 하지만 30년 전 한국은 장애인이 살기에 몹시 힘든 환경이었다. 그래서 장애인들은 장벽을 제거하기 위해 거리로 나와 쇠사슬을 온몸에 감은 모습으로 시위하며 이동권 확보 운동을 가열하게 펼쳤다.

지금은 건물 입구마다 경사로가 설치되어 있고, 공공시설에는 장애인용 화장실이 있으며, 장애인 전용 콜택시도 있다. 어디 그뿐인가. 장애인차별금지법도 있어서 장애인을 멸시하는 행동을 법률로 금지시키고 있다. 김순석씨의 죽음이 헛되지 않았다고 할 정도로 장애인의 생활환경은 많이 좋아졌다.

그런데 지금 우리 장애인들에게 행복하냐고 물으면 뭐라고 대답할까? 장애인의 행복 지수를 짐작할 수 있는 ‘2014 장애인 실태조사’에 나타난 장애인의 생활만족도가 55.6%밖에 되지 않는 것으로 장애인이 체감하는 삶의 만족도는 30년 전이나 지금이나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장애인이 행복해지지 않는 이유는 뭘까? 장애인을 아직도 배려의 대상인 사회적 약자 위치에 놓고, 지원이 최고의 복지라고 생각하는 사회인식 때문에 지금도 우리는 편견과 차별로 인간답게 살 수 있는 권리를 침해당하고 있다.

그런데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아주 좋은 기회가 있다. 바로 서울장애인올림픽 이후 30년 만에 개최되는 ‘2018 평창 장애인 동계올림픽’이다. 장애인올림픽 특히 동계대회는 선진국이 아니면 개최할 수 없는 국제 행사이다. 그래서 아시아권에서는 1998년 나가노 장애인 동계올림픽을 개최한 일본에 이어 한국이 두 번째로 장애인 동계올림픽 개최국이 된다.


평창 장애인동계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하면 우리나라는 선진국으로 인정을 받게 될 것이다. 30년 전 서울 장애인올림픽으로 우리가 얻은 것은 장애인의 물리적 장벽을 없애는 배리어 프리(barrier free)였다면, 평창 장애인동계올림픽으로 우리가 이루어야 할 과업은 인식의 장벽을 없애고 장애인에게 완전한 자유를 주는 것이다. 신체적 장애가 사회적 장애가 되지 않는 상태, 즉 ‘아름다운 자유의 구현’이 2018년 평창 장애인동계올림픽의 유산이 되기를 바란다.

 

 

경향신문

방귀희 | 한국장애예술인협회 회장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602032107595&code=99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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