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K는 한국장애인문화예술단체총연합회(장예총)에서 주최하는 장애인 예술인을 발굴하는 대한민국장애인예술경연대회이다.

스페셜K 참가종목은 국악, 클래식, 실용음악, 무용, 연극 뮤지컬 등 5개 부분이다. 서울 부산 광주 등 지역 본선 금상 수상자들이 서울에서 결선을 치른다.

참가 자격은 장애인(비장애인 30% 이내)이고 본선 수상은 금상 100만 원, 은상 50만 원, 동상 30만 원, 장려상 10만 원이다.

스페셜K 부산 본선에서 금상을 수상한 고영광 씨. ⓒ박선화스페셜K 부산 본선에서 금상을 수상한 고영광 씨. ⓒ박선화

결선(Awards)은 각 지역 본선에서 금상을 수상한 사람들이 다시 겨루게 되는데 대상(국회의장상) 500만 원, 최우수상(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 300만 원, 우수상(한국장애인문화예술단체총연합회 상임대표상) 100만 원 등이다.

스페셜K는 장예총에서 2013년부터 시작했는데 올해가 11회다. 지난해 2022년 스페셜K 부산 본선에서 피아니스트 박송이 씨가 클래식(피아노) 부분으로 금상을 받았고, 박송이 씨는 스페셜K 결선에서 대상(국회의장상)을 받았다. 그리고 올해 2023년 스페셜K 부산 본선에서 고영광 씨가 클래식 부분에 색소폰 연주로 금상을 받았다.

박송이 씨와 고영광 씨 둘 다 시각장애인이고 부산아르테문화복지회 회원이다. 고영광 씨는 본선에서 금상을 수상하여 스페셜K 결선에 진출할 수 있는 티켓을 얻었으니 결선에서 대상을 수상할 수 있도록 열심히 연습하기를.

세상에서 제일 예쁜 우리 아들 고영광. ⓒ박선화세상에서 제일 예쁜 우리 아들 고영광. ⓒ박선화

고영광 씨와 어머니 박선화 씨를 같이 만났는데 어머니에게 고영광 씨의 장애에 관해서 묻자 어머니는 눈물부터 글썽이셨다. 고영광 씨는 조산아로 태어나서 인큐베이터에 4개월을 있었는데 미숙아 망막증이라고 했다.

고영광(2001년생) 씨는 태어날 때부터 눈이 보이지 않았기에 빛이나 색깔을 알지 못한다고 했다.

“모든 사물에는 저마다의 색깔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아시죠? 혹시 빨간색은 어떻게 알고 있을까?”

“빨간색이라면 사람의 피가 빨간색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엄마 하면 떠오는 색깔이 있을까요?”

“엄마는 핑크색?”

병원은 서울을 다녔는데 아이가 어렸을 때는 병원 가는 것 외에는 집 밖을 안 나왔다고 했다.

“아이가 원체 조그마하기도 했지만, 사람들이 쳐다보는 시선이 너무 싫고 부담스러웠어요.”

고영광의 4살 무렵. ⓒ박선화고영광의 4살 무렵. ⓒ박선화

아버지 고만돌 씨는 가구업을 하셨는데 쪼끄마한 아이가 쥐면 터질까 불면 날아갈까 부부가 애지중지했지만 어머니 박선화 씨는 세상 모두를 적으로 돌려놓고 울기만 했단다.

“친척 중에 특수교사가 있었는데, 아이가 다섯 살 때 언제까지 울고만 있을 거냐 아이 교육은 안 시킬 거냐고 타박하시더라고요.”

집이 반송이었는데 그때 처음으로 아이를 업고 명장동에 있는 부산맹학교를 찾아갔다. 교문을 들어서는데 운동장에 학생들이 있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래서는 안 되겠지만, 그때는 그 아이들을 보니까 우리 영광이는 그래도 양호한 편이구나 싶어서 안심이 되었습니다.”

맹학교 유치부에 입학하려면 장애인 증명서가 필요했다. 영광이가 다니던 서울대 병원에서 시각장애 1급을 받아 왔다.

“동사무소에 가서 장애인등록을 하는데 그야말로 눈물이 앞을 가렸습니다.”

부산맹학교 유치부 졸업사진. ⓒ박선화부산맹학교 유치부 졸업사진. ⓒ박선화

그런데 아이가 맹학교 유치부에 다니면서 곧잘 다른 아이들과 함께 어울렸고 똘망똘망 선생님도 잘 따랐다.

“더 이상 울고만 있어서는 안 되겠다 싶었습니다.”

그때부터 아이를 데리고 다니기 시작했다. 밖에 나가는 것을 그렇게 좋아하던 애를 왜 그렇게 집안에만 꽁꽁 숨겨 왔는지 후회막급이었다. 2~3년 지나자 시장에서 영광이를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

“동사무소에서 입학 통지서가 나와서 또 한 번 울었습니다.”

입학 통지서를 받으니 너무너무 화가 나고 눈물이 나서 동사무소로 달려갔다. 우리 아이는 시각장애인인데 어떻게 일반 학교로 배정을 하느냐고 따졌더니 바빠서 잘 모르고 그랬다고 미안하다고만 했다.

아르테문화복지회 연주회에서 색소폰 고영광, 피아노 박송이. ⓒ이복남아르테문화복지회 연주회에서 색소폰 고영광, 피아노 박송이. ⓒ이복남

아이가 똘똘하기는 했으나 또래보다 너무 야위고 왜소해서 초등학교 입학은 1년을 유예했다. 그런데 다음 해에도 똑같이 일반 학교로 배정된 취학통지서를 받고 어찌나 화가 나든지. 그러나 담당자는 지난해와 똑같이 미안하다 잘못했다. 그뿐이었다.

부산맹학교 초등부 1학년에 입학했다. 별문제 없이 학교생활에 잘 적응했다.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는 고영광이 엄마 손을 떠나 혼자서도 학교를 잘 다녔다.

“그때부터 저도 활동지원사를 시작했습니다.”

고영광 씨는 2023년도 대한민국장애인예술경연대회 스페셜K 부산 본선 클래식 부문에서 금상을 수상했다. 이번 스페셜K에서 고영광 씨가 참가한 곡은 헨리 에클스, 색소폰과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Henri Eccles : sonata for alto saxophone and piano)이다.

스페셜K 부산 본선에서 금상 받는 고영광 씨. ⓒ박선화스페셜K 부산 본선에서 금상 받는 고영광 씨. ⓒ박선화

고영광 씨는 언제부터 색소폰을 불기 시작했을까?

“처음부터 색소폰을 한 것은 아니고 초등학교 다닐 때는 노래를 했습니다.”

‘다섯손가락’이라는 중창단이 있었는데 오디션을 보고 합격해서 ‘다섯손가락’ 중찬단에서 활동을 했다.

“초등학교 6학년 때쯤 변성기가 와서 노래가 잘 안 되어 실의에 빠져 있을 때 담임선생님이 색소폰을 한번 해 보라고 했습니다.”

방과후 수업으로 색소폰을 배워 보니 재미가 있어서 그때부터 지금 까지 색소폰을 불고 있다고 했다.

2021년도에 부산맹학교 고등부를 졸업했는데 대학을 가는 대신 한빛예술단에 들어갔다. 한빛예술단은 소리로 세상을 밝히는 시각장애인예술단이다.

엄마 박선화 씨와 아들 고영광 씨. ⓒ이복남엄마 박선화 씨와 아들 고영광 씨. ⓒ이복남

어머니는 고영광 씨가 한빛예술단에 가겠다고 했을 때 그동안 한 번도 집을 떠나 본 적이 없었기에 얼마 못 있을 줄 알았는데 여태까지 잘 있어서 신통하다고 했다.

고영광 씨는 한빛예술단에서 색소폰을 불고 있는데, 나중에는 어찌 될지 잘 모르겠지만 지금은 색소폰이 좋아서 열심히 하고 있다고 했다.

고영광 씨는 눈을 감았다고 해서 다 나쁜 것만은 아니라고 했다. 어둠속에서 시각장애인만 할 수 있는 것도 많다고 했다.

“우리는 어둠 속에서도 뭐든지 할 수 있는데, 엄마가 자꾸 불 켜고 하라고 합니다.”

세상에서 제일 예쁜 우리 아들,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는 우리 엄마.

언제까지나 엄마와 아들의 사랑이 영원하기를 바라며, 아울러 고영광 씨가 2023년 제11회 대한민국장애인예술경연대회 스페셜K 결선에서 대상을 받을 수 있기를.

* 이복남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하사가장애인상담넷 원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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