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장애청년드림’ 지영오팀 일본 연수-③
교토 탐방하며 “전통적인 일본” 현실을 마주하다
- 기자명기고/허지선
- 입력 2023.10.05 14:07
- 수정 2023.10.05 14:08
최근 한국장애인재활협회와 신한금융그룹이 함께하는 장애청년 해외연수 프로그램 ‘2023년 장애청년드림팀 6대륙에 도전하다’를 끝마쳤다.
장애청년드림팀은 지난 2005년 시작된 국내 최초의 장애청년 해외연수 프로그램으로 연수 비용을 전액 지원하며, 지금까지 996명의 청년들이 참여해 37개국을 살펴보고 개선 방향을 국내에 전하는 전도사 역할을 수행해왔다.
올해로 1,000번째 도전자를 맞이한 장애청년드림팀은 이제 일상에서 떼어낼 수 없는 디지털IT 기술을 모두가 누리고 삶의 기회를 확대할 수 있도록 해외사례를 조사해 청년의 인식을 확대하고 국내의 발전 방향을 모색하고자 ‘Digital IT for Humanity!’를 대주제로 선정한 뒤 6개 팀이 미국, 캐나다, 독일, 일본 등으로 연수를 다녀왔다.
6개 팀 중 장애청년과 비장애청년 각 1명이 팀을 이루어 도전하고픈 해외 장애 이슈로 연수를 떠난 자유연수 3팀의 기고를 연재한다. 두 번째는 특수교사와 3D모델러라는 서로의 꿈을 지지하기 위해 지난 8월 6일부터 11일까지 일본 오사카 연수를 마친 ‘지영오팀’(지선이와 주영이의 꿈을 향해 오사카로 떠나다)이다.
탐방이 거의 마무리 되어가는 5일째 날, 일본의 오랜 수도였던 교토를 방문했다.
교토는 일본의 역사를 간직한 곳으로 일본 특유의 건축물과 전통 옷인 기모노를 관찰할 수 있어서 탐방지로 선정됐다. 한국과 이질적인 것을 접함으로써 창의력과 상상력을 자극하여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데 도움을 얻고자 하는 목적이 있었다.
아침 일찍 교토로 떠나는 기차를 타고 가라스마역에서 내려 버스로 갈아타고 산넨자카에 내렸다. 버스 안에서 보는 창밖은 일본 해외 탐방을 떠나기 전 상상했던 일본의 모습과 매우 비슷했다. 오전임에도 작렬하는 태양 아래 매우 더웠지만 많은 사람들이 기모노에 게타를 신고 교토 거리를 걷고 있었다.
기모노는 나가기라고 불리는 가장 큰 천을 오비라는 허리끈을 사용하여 고정한다. 우리나라의 한복의 저고리 고름을 단정히 매는 것이 중요한 것처럼 기모노에서는 오비를 단정하게 고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교토 거리에서 본 오비는 다양한 색감을 가지고 있었고 기모노가 전체적으로 일본 전통문양인 물결, 벚꽃, 매화, 금붕어 등의 모양을 담고 있었다. 그중 가장 눈길이 갔던 것은 기하학적인 물결무늬였다.
물결무늬는 단일하지 않고 물결의 크기, 색깔, 모양이 제각각이었다. 여러 모양의 반원을 겹쳐 만든 물결 무늬는 파도를 연상시켰고 시원하고 역동적인 기분과 동시에 규칙적인 패턴에서 오는 안정감도 느꼈다. 물결무늬를 보고 있으면 무늬가 마치 움직이는 듯한 착시 효과가 일어났고 포트폴리오를 구상할 때 창의적 패턴을 통해 역동성을 표현하는 것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게 되었다.
청수사로 올라가는 길에 산넨자카와 니넨자카 거리를 걸었다. 거리 양옆으로 상점이 줄지어 있었는데 상점 외형을 구경하며 일본의 전통 건축물을 살펴볼 수 있었다. 일본은 목조주택이 압도적으로 많은 나라인데 구하기 쉬운 재료이고 지진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재료이다 보니 나무로 집을 많이 짓게 되었다고 한다.
목조주택에서 오는 차분함과 편안함을 느끼며 가게 안으로 들어갔다. 우리가 들어간 가게는 다다미방을 연상하는 현대적인 인테리어로 구성되어 있었다. 다다미방은 넓은 창에 누르스름한 벽지를 사용하였기 때문에 포근함과 개방감을 느낄 수 있었다.
창을 통해 들어온 많은 양의 햇빛이 멋스럽게 자연조명의 기능을 하고 있었다. 창문으로 들어온 빛이 벽에 반사되는 것을 통해 여러 가지 느낌을 받았다.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때 빛에서 영감을 받은 따뜻함, 포근함, 아늑함의 느낌을 각각 살린 창작물을 만들어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교토를 탐방하며 상상 속의 “전통적인 일본”을 현실에서 볼 수 있었다. 많은 관광객이 있어 차분히 둘러볼 수 없었지만 활기 있고 살아 있는 교토의 모습을 보고 온 것 같아 좋았다.
야외일정으로 진행된 교통 탐방은 너무 더운 나머지 나를 포함한 팀원들 모두 지치고 말았다. 오르막길인 산넨자카와 니넨자카 거리를 걸었는데 청수사까지 체력적으로 힘들어서 올라가지 못하고 입구에서 사진만 찍고 내려와 아쉬웠다. 선선한 날씨에 교토를 다시 방문한다면 꼭 청수사를 방문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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