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크골프는 Park(공원)과 Golf(골프)의 합성어로서 공원에서 하는 골프다. 텔레비전에서 골프 경기를 볼 수 있는데 골프장은 광활한 푸른 잔디밭에서 펼쳐진다.

파크골프가 공원 골프라고 하는 만큼 일반 골프장의 축소판으로 경기방식도 비슷하지만 다른 점이 있다면 채(클럽) 하나와 티(공) 하나만 있으면 된다.

파크골프도 잔디밭에서 한다. 그러나 일반 골프장처럼 특별하게 돈을 들여서 잔디를 가꾸는 게 아니므로 봄이면 절로 자라서 싹이 나고 여름이면 무성하게 자랐다가 겨울이 되면 다 말라 죽는다.

서리 내린 아침의 파크골프장에서 티샷. ⓒ이복남서리 내린 아침의 파크골프장에서 티샷. ⓒ이복남

부산장애인파크골프협회(회장 김정포)에서는 지난 12월 9일 2023년 마지막 파크골프 대회를 개최했다. 겨울이 되어 잔디는 누렇게 말랐으나, 어쩐 일인지 하늘은 맑았고 날씨는 봄 날씨처럼 포근했다.

사람들은 겨울 장비로 중무장하고 나왔으나 대부분이 웃옷을 벗어 던졌다. 김정포 회장은 모처럼 날씨도 좋고 12월에 이렇게 따뜻한 날씨는 처음이라고 했다. 그러나 큰 대회는 심판(기록인)이 따로 있지만, 우리끼리의 작은 대회에서는 4인 1조로 출발하는데 4명 중에서 한 사람이 심판(기록인)을 한다.

그러자 대회가 끝나고 나면 심판(기록인)의 공정성에 의구심을 제시하는 사람이 있어서 이번 대회에서는 심판(기록인)을 따로 두기로 했는데 많은 돈을 들이는 큰 대회가 아니므로 남자 경기는 여자 선수가, 여자 경기는 남자 선수가 심판(기록인)을 보기로 했다.

김정포 회장 인사. ⓒ이복남김정포 회장 인사. ⓒ이복남

경기가 시작되기 전 박현선 경기위원장은 심판(기록인)을 맡은 사람들에게 로컬룰을 설명했다. 티박스 위에 공만 있으면 되고, OB는 공이 나간 곳에서 두 클럽 이내에 놓고, 공을 치기가 어려운 언플레이어블이 보통은 2벌타인데 오늘은 1벌타를 하라고 했다. 볼마크를 정확하게 하고 만약 옥신각신 시비가 생기면 실격 처리를 하라고 했다. 그것이 심판(기록인)의 권리이기도 하니까.

파크골프 진행방식은 몇 가지가 있는데 첫째는 원웨이(One-Way)로 우리가 알고 있는 일반적인 방식이다. 파크골프는 한 코스가 9홀인데 보통 두 코스 18홀이다. 삼장구장도 A 코스와 B 코스로 되어 원웨이 방식은 어느 코스든지 1번 홀부터 출발하는 것이다.

단체 기념사진. ⓒ이복남단체 기념사진. ⓒ이복남

두 번째 투웨이(Two-Way) 방식으로 9홀을 반으로 갈라서 1번 홀부터 4번 홀까지 그리고 5번 홀부터 9번 홀까지 두 팀으로 나누는 것이다.

셋째 샷건(shotgun) 방식으로 참가 인원이 많을 경우 1번 홀부터 9번 홀까지 동시에 출발해서 동시에 끝나는 방식이다.

겨울 해도 짧고 심판(기록인)이 전부 선수들이므로 일찍 끝내기 위해서 투웨이 방식으로 한다고 했다.

필자도 출전 선수이자 심판(기록인)이기도 해서 투웨이 방식이라 5번 홀에서 13조를 맡았다.

파크골프는 티박스에서 공을 올려놓고 깃대를 향해 티샷하고 두 번 세 번 공을 쳐서 깃대가 꽂힌 홀에 컵인을 하면 한 홀이 끝나는데 몇 타 만에 컵인을 하느냐가 잘하는 사람과 잘 못 하는 사람의 차이다.

남자 A코스 1번 홀 출발. ⓒ이복남남자 A코스 1번 홀 출발. ⓒ이복남

그리고 모든 아마추어 경기에서는 양파(더불파)를 적용한다. 양파란 홀마다 3파 4파 5파로 구분되어 있는데 2배수 즉 6타 8타 10타가 되면 양파라 해서 더 이상은 안 쳐도 된다.

그런데 파크골프를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사람인지 7타를 쳤는데 왜 6타냐고 묻는 사람이 있었다. 양파 적용이라 3파 홀에서는 6타가 양파이므로 더는 안 해도 되고 7타를 쳐도 6타라고 했다.

박현선 경기위원장이 각 홀을 다니면서 B 코스 9번 홀이 끝나면 A 코스로 가는 게 아니라 B 코스 1번 홀로 가라고 했다.

남자 선수들의 경기가 끝났다. 다음은 여자 선수들 차례다. 여자 선수들은 인원이 많지 않아서 투웨이 방식이 아니라 원웨이 방식으로 진행했다.

오전 경기가 12시가 넘어서 끝났다. 경기를 마친 선수들은 먼저 식사하라고 했다. 심판(기록인)하느라고 18홀을 돌고 선수로 또 18홀을 돌았으니 대부분의 선수들이 녹초가 되었다.

이래 가지고 오후 경기는 어떻게 하지. 모두가 근심 어린 얼굴이었지만 고수들은 1~2타를 다투겠지만 우리 같은 하수야 점수하고는 별 상관이 없으니 그나마 걱정이 덜 했다.

여자 A코스 1번 홀 출발. ⓒ이복남여자 A코스 1번 홀 출발. ⓒ이복남

남자 오후 경기가 시작되었다. 그런데 이상하다 오전에는 투웨이 방식으로 진행했는데 오후에는 원웨이방식이란다. 왜? 투웨이 방식은 제대로 안 해본 선수들이 헷갈려하는 것 같아서 집행부에서 오후에는 1번 홀부터 시작하는 원웨이 방식으로 하기로 했단다.

투웨이 방식으로 하다가 원웨이 방식으로 하면 더 늦어질 텐데. 그런데 그런 염려는 별로 안 해도 될 것 같았다. 오전에 점수가 제대로 안 나온 사람은 오후에는 참가를 안 하는 것 같아서 그만큼 진행이 빠른 것 같았다. 파크골프는 점수가 낮은 사람이 이기는 게임이다.

남자 선수들이 먼저하고 여자 선수들도 다 마쳤다. 주최 측에서 점수를 집계하는 동안 필자는 이곳저곳 천막을 기웃거리며 선수들의 풍문을 주워들었다.

대회에서 OK(오케이)는 없다. 보통 친선게임에서는 공이 깃대의 1~20cm 일 때는 공이 들어가는 것으로 간주하여 OK를 준다. 그러나 대회 때는 끝까지 컵인을 해야 하는 데 공을 집을 뻔한 선수들이 더러 있었다. 그러나 심판(기록인)이 벌타를 주는 대신 공을 못 집게 했다.

파크골프장의 클럽별 모습. ⓒ이복남파크골프장의 클럽별 모습. ⓒ이복남

대회를 시작하기 전 박현선 경기위원장은 심판(기록인) 주의 사항에서 시비가 생기면 무조건 실격 처리를 하라고 했었다. 그것이 심판(기록인)의 권한이기도 했으나 시비가 생겨서 실격 처리를 한 팀은 없는 것 같았다.

그리고 심판(기록인)은 사실은 자격증이 있는 사람이어야 하지만, 남자 여자 출전 선수들이 심판(기록인)을 했으므로 간혹 심판(기록인)을 제대로 못 한다는 불만이 터져 나왔다.

그리고 심판(기록인)이 선수들을 따라다니다 보니 심판(기록인)이 아는 선수들은 봐주는 것 같았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그래서 나온 얘기가 심판(기록인)이 선수들을 따라다니는 게 아니라 홀 담당이라면 부정이 덜할 거라는 얘기도 있었다. 그리고 최종 집계는 누구나 볼 수 있도록 게시판에 공개하면 좋겠다는 얘기도 있었다.

사람 사는 동네는 언제나 이러쿵저러쿵 말이 있기 마련이지만 주최 측에서 말썽을 최소화할 방안을 물색해 봐야 할 것 같다.

파크골프장 근처에 내린 소방헬기. ⓒ이복남파크골프장 근처에 내린 소방헬기. ⓒ이복남

주최 측에서 집계하는 동안 홀인원을 한 선수가 3세 사람이나 있어서 파크골프 공을 하나씩 상품으로 주었다. 오늘의 이벤트는 행운상으로 9등 19등 29등 39등을 수상했다.

김우곤 사무국장이 이름을 부르고 추첨하는 동안 하늘에 헬기가 날아왔다. 무슨 일인가 내다보았더니 파크골프장 부근에 사이클경기장이 있는데 부상을 당한 사람이 있는 모양이다.

119 소방헬기가 사이클경기장에 내려서 부상자를 싣고 가는 모양이다. 누군지 모르지만, 많이 다치지 않았기를.

여자 선수 우승자들. ⓒ이복남여자 선수 우승자들. ⓒ이복남

남자 선수들은 1~5등까지 시상을 했다. 다음은 여자 선수들 1~5등까지 시상했다. 우승하지 못한 선수들은 서운할 수도 있겠지만 누군가 그랬다. 파크골프는 한 타를 덜 치면 정신건강에 좋고 한 타를 더 치면 육체 건강에 좋다고.

주최 측에서는 대회 기념품으로 들기름을 한 병씩 주었다. 오늘 하루도 잘 놀고 잘 먹고 기념품도 받고 김정포 회장은 무사히 대회를 마치게 되어 고맙다고 했다.

한 선수가 양산 파크골프장 주변에 세워져 있다는 시화 하나를 보내왔다.

파크골프 시화. ⓒ노금래 제공파크골프 시화. ⓒ노금래 제공

“파크골프”

*민수호

파란 긴 세월 딛고 지나오니

하얀공 빨간공이 날 붙잡는다.

라운딩 많이 해도 고정으로 인정되는

고수는 못 되어도 홀인원은 행운이다.

20센티 깃대 홀에 포피스(fourpieces) 빨간공

땡그랭 그 소리에 알바트로스(Albatross) 그 함성

여생이 즐거운 우쭐한 1급 폼

행복한 웃음꽃 3세대가 힐링이어라

* 이복남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하사가장애인상담넷(www.gktkrk.net) 원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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