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은 교통약자석을 식별할 표지가 없다. 비장애인은 교통약자석을 나타내는 그림이나 색깔을 볼 수 있지만, 시각장애인은 그렇지 않다. 이는 혼자서 대중교통을 이용하며 늘 겪는 불편이다. 활동지원사를 비롯한 동행인이 있으면 문제 되지 않지만, 시각장애인 혼자서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어렵다는 점은 분명히 개선이 필요한 문제다.

동두천에 거주하는 지인은 버스를 탔다가 어디가 어디인지 알 수 없어 곤란을 겪었다고 했다. 그는 평소 버스를 자주 이용하지 않는다. 계단 높이가 제각각이고 라디오, 안내 방송 등 여러 가지 소리가 많아 청각 정보로 사물의 위치를 가늠하는 시각장애인에게 위험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급한 일정이 있어 시간에 맞추느라 버스를 탔더니 하차벨이 부착된 좌석이 어디고 교통약자석이 어디인지 알 수가 없어 당혹스러웠다고 말했다.

시각장애인 전문 교육기관인 서울맹학교에는 곳곳에 점자로 된 안내 지도가 있다. 계단만이 아니라 평지에도 난간이 있고 거기에 점자 안내가 붙어 있어 자기가 위치한 곳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설비가 지하철엔 비교적 갖추어진 편이지만 버스에는 전무하다. 더욱이 지하철은 역사에 상주하는 직원이 있지만 버스는 운전원 외에는 도움을 청할 사람도 없고, 별도로 마련된 운전석에 있는 운전원에게 도움을 청하기도 쉽지 않다.

이러한 문제를 시각장애인 혼자서 해결하기는 매우 어렵다. 시각장애인연합회, 장애인복지관 같은 기관 수준의 대응이 필요하다. 동행인 없이 외출이 안 된다면 시각장애인이 활동할 범위가 줄어든다. 걷지 않으면 다리 근육이 약해질 뿐 아니라, 집에만 있다 보면 고립되어 우울감이 생길 수 있다. 시

각장애인의 신체·정신 건강을 위해서 대중교통에 점자 안내판이 설치돼야 한다. 시각장애인을 포함한 모든 사람이 대중교통을 편안히 이용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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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대 칼럼니스트‘너희가 장애인을 알아’, ‘기억의 저편’, ‘안개 속의 꿈’, ‘보이지 않는 이야기’를 출간하고 우리 사회에서 시각장애인이 소외되고 있는 현실을 사실적으로 담았습니다. 시각장애인의 정보 접근의 어려움을 사실적으로 다루고 불편함이 불편함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해결방안을 제시하여 개선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