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의무 고용률을 지키지 않아 정부와 공공기관이 낸 부담금이 최근 5년간 2000억원 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정태호 의원이 각 공공기관과 한국장애인고용공단에서 받은 자료를 바탕으로 정부 부처 56곳과 공공기관 360곳을 전수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이들 기관이 납부한 장애인 고용 부담금은 2032억 원이었다.

세부적으로는 정부 부처가 673억 원, 공공기관이 1359억 원이었다.

장애인 고용 부담금은 장애인을 고용해야 할 의무가 있는 사업장이 의무 고용률을 달성하지 못할 때 납부하는 부담금이다. 장애인 고용률을 기준으로 매달 의무 고용률에 미달하는 수만큼 부담금을 납부한다.

작년 기준 장애인 의무 고용률은 3.6%였다. 정부 부처가 낸 부담금은 2019년 45억 4000만 원에서 2021년 113억 원, 지난해 208억 원 등으로 지속해 증가하는 추세다.

부처별로 보면 국방부가 5년간 297억 6000만 원을 납부해 가장 많았고, 교육부가 198억 3000만 원으로 뒤를 이었다. 다음으로 외교부(20억 9000만 원), 문화체육관광부(20억 1000만 원), 국세청(17억 4000만 원), 법무부(16억 원) 등 순이다. 국방부와 교육부, 외교부, 문체부, 법무부, 행정안전부(10억 6000만 원) 등 부처 19곳은 최근 5년간 매해 장애인 고용 부담금을 냈다.

복지 정책을 맡은 보건복지부도 5년 연속 부담금을 납부해 총 4억 4000만 원으로 집계됐다. 공공기관 정책·운영을 총괄하는 기획재정부는 9000만 원을 냈다.

지난 7일 오전 서울 혜화역 승강장에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회원들이 장애인권리입법 제정 등을 촉구하며 다이 인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7일 오전 서울 혜화역 승강장에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회원들이 장애인권리입법 제정 등을 촉구하며 다이 인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공공기관은 2019년 294억 5000만 원, 2021년 236억 3000만 원, 지난해 234억 4000만 원 등으로 감소하는 추세지만, 여전히 200억 원을 웃돌고 있다.

공공기관 중에서는 서울대학교병원이 133억 7000만 원을 내 가장 많았다. 이어 국방과학연구소(54억 8000만 원), 한국전자통신연구원(43억 4000만 원), 경북대학교병원(43억 4000만 원), 한국원자력의학원(42억 3000만 원) 등이 뒤를 이었다.

이들 부담금 납부 상위 5곳과 함께 전남대학교병원(39억 1000만 원), 산업은행(38억 2000만 원), 한국토지주택공사(LH·37억 7000만 원), 한국전력공사(33억 4000만 원) 등 103곳은 5년간 매해 고용 부담금을 납부했다.

공공기관 소관 부처별로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385억 5000만 원), 교육부(325억 8000만 원), 산업통상자원부(146억 3000만 원), 국토교통부(143억 9000만 원) 등이 부담금을 많이 냈다.

정태호 의원은 "장애인들이 사회의 일원으로서 경제활동과 사회참여에 기여한다면 우리 경제와 사회의 발전에도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다"며 "정부와 공공기관이 선도적으로 장애인 고용이 어려운 분야에서 관계부처와 협력해 장애인의 특성에 맞는 직무를 개발하는 등 적극적으로 고용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희라 기자  heera293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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