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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에 다시 만난 미소" -2021 언어재활사 '공감' 공모전 최우수상 수상자 언어재활사 가경은
21-07-15 16:17 802회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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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7회 언어치료인의 날을 맞이하여 (사)한국언어재활사협회에서 주최한 

2021 언어재활사 치료 활동 및 생활 수기 '공감' 공모전에서 

인권생태계팀 언어재활사 가경은 선생님이 최우수상을 수상했습니다. 


'5월에 다시 만난 미소'라는 제목의 치료 활동 수기는 탈시설 장애인이 지역사회에서 

보통의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보완대체의사소통(AAC)을 지원한 내용입니다. 

 

 

2021년 5월, 제 19회 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에서 반가운 얼굴을 만났다.

멋스러운 빨간 머리카락에서 단정한 검정 머리카락으로 바뀐 것 말고는 여전하셨다.

나를 보고 환하게 웃으시며 인사하시는 분은 바로 2년 전 긴급하게 언어치료에 참여하셨던 호중(가명)님이었다.

호중님은 시설에서 거주하시다가 지역사회에서 다른 사람들처럼 보통의 삶을 살기 위해 탈시설하신 장애인 당사자분이다. 

호중님은 뇌병변 1급 장애인으로 말을 하지는 못하지만 상대방의 말을 듣고, 몸짓으로 표현을 하면서 의사소통을 하는 분이었다.
다른 사람들이 호중님의 몸짓을 이해하기에 어려움이 있어서 의사소통이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낯선 사람들은 몰라도 익숙한 사람들은 호중님의 몸짓을 이해하는 경우도 있었는데, 긴 시간 함께 하시는 활동지원사 선생님은 호중님 의 몸짓 표현을 나보다 더 잘 이해하셨다.

그런 활동지원사 선생님도 호중님의 몸짓이 뭘 뜻하는지 모를 때가 있었는데, 그럴 때는 스무고개하듯이 오랫동안 질문하고, 대답하면서 말하고자 하는 것을 찾는다고 하셨다.
호중님이 하고 싶은 말이 어떤 것인지 찾게 되면 정말 다행이지만 너무 어려운 경우에는 중간에 포기를 하게 되는 경우 도 있었다고 한다. 

 

호중님이 좀 더 짧은 시간에 정확하게 의사 표현을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방법은 바로 보완대체의사소통(AAC) 이었다.

보완대체의사소통(AAC)은 말을 하기 어려운 분들이 말 대신 의사표현을 하는 다양한 방법을 이야기하는데, 몸짓이나 수어, 그림, 도구 등을 활용할 수 있다.
호중님은 활동지원사 선생님과 함께 매주 수요일 언어치료실에 오셔서 보완대체의사소통(AAC)을 함께 연습했다.

호중님은 순서에 따라 핸드폰을 조작해서 사진을 넣고 글자를 따라 쓰는 활동이 가능했다.
사진을 누르면 소리가 나오는 AAC 앱을 사용하여 말 대신 표현할 수 있도록 연습했다.

 

 일상생활에서 자주 사용하는 표현, 자주 가는 장소, 자주 만나는 사람들을 AAC 앱 안에 사진을 넣고 글자를 입력해놓았다.
언어치료가 점차 진전사항을 보이면서, 대화 상황에서 내가 질문을 하면 호경님은 앱 안에 있는 사진을 적절하게 가리킬 수 있었다.
하고 싶은 말이 있을 때에도 마찬가지로 AAC 앱 안에 있는 사진을 누르면 입력한 내용이 음성으로 나와서 호중님의 목소리를 대신했다. 
언어치료를 진행하면서 나도 호중님이 평소에 사용하는 몸짓 표현에 대해 익숙해지고, 그렇게 점차 대화를 할 수 있는 부분들도 조금씩 늘어갔다.
다른 사람들도 호중님의 몸짓을 알 수 있도록,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몸짓으로 표현하는 연습도 진행했다.

 

사람의 특징을 몸짓으로 표현하는 경우 누구를 뜻하는지 알 수 있었는데,
예를들면 휠체어를 타고 다니는 호경님의 단짝 친구는 손으로 휠체어를 미는 듯한 동작을 하는 것이었다.

호중님은 내가 이름을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에 대해 말하고 싶을 때, 핸드폰 AAC 앱을 활용하여 소리를 들려주면서 이름을 알려주었다.

의사소통 권리란 원하는 것을 요구하고 선택할 권리, 원치 않는 것을 거부할 권리, 내가 직접 이야기하고 내가 직접 들을 권리 등을 말하는데,

호중님은 언어치료실 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에서도 AAC를 활용하여 점차 의사소통 권리를 찾아갔다.

지역사회 자주 가는 카페에서 바닐라라떼를 주문할 때도 AAC를 사용하여 주문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동안은 다른 사람이 커피 주문을 도와주거나 종업원과여러 번 확인 과정을 거쳐야 주문을 할 수 있었는데, AAC를 사용하면서 편리하게 주문하기가 가능하게 되었다. 

예정했던 3개월의 언어치료가 끝나는 날이었다. 호중님께 활동지원사 선생님은 어디 가셨냐고 물었더니, 호중님은 익숙하게 “화장실”이라고 AAC 어플을 활용해서 대답해 주셨다. 그리고 처음 만났을 때 보다 더 밝은 미소로 인사를 하시면서, “감사합니다.”하고 AAC로 말씀해 주셨다.

호중님이 하고 싶은 모든 이야기를 AAC에 담을 수는 없었다.

그렇지만 일상생활에서 자주 사용하는 말들은 누구나 알기 쉬운 표현으로 의사소통할 수 있었다.

언어치료를 통해 장애인 당사자의 의사소통 권리를 보장하고,

탈시설 장애인이 지역사회에서 동등한 사회 참여의 기회를 제공받을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고 본다.

무엇보다 즐겁게 치료에 참여하시면서 배운 표현들을 활동지원사 선생님과 연습해오시고,

상황에 맞게 활용하시는 모습은 나에게 언어치료사로서의 행복을 느끼게 해주는 큰 선물이 되었다.

 

언어재활사 가경은 선생님의 공모전 최우수상 수상을 축하드립니다. 

 

관련 문의사항은 070-5202-0580~3, 인권생태계팀으로 연락 주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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